월간 作 3월

2023년 3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3년 만인 것 같습니다. 3년 만에 마스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에는 마스크를 쓰는 행위 자체가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그것에 익숙해진 탓에 오히려 3년 만에 찾아온 '마스크 해제'가 더 어색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마스크를 벗고 봄바람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이 많이 풀린 만큼 월간 作에도 싱그러움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3월의 완성복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HOLLAND & SHERRY

- classic worsteds

- 400gms

-  wool 100%

 

다크 브라운 샥스킨 수트

 

해질녘 노을과 함께 발현되는 아름다운 색감이 돋보이는 홀랜드&쉐리 사의 클래식 우스티드 컬렉션으로 만들어진 다크 브라운 샥스킨 수트입니다. 

클래식 우스티드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컬렉션의 구성과 스펙을 지니고 있는 원단입니다. 

400gms라는 고중량대 수팅지 원단이지만,  러프한 느낌보다는 적당히 흐르는 윤기감과 질감에서 느껴지는 유연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다크 브라운 샥스킨 수트는 런디니움 (Londinium)라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이전에 작업물들과는 다른 선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단단한 가슴 볼륨감을 형성하기 위해 내부의 심지를 하나 더 추가하여 제작하였습니다. 

높은 허리 선의 위치와 잘록하게 들어가 있는 허리라인을 강조하였습니다. 선적인 표현에서도 직선적인 선과 곡선의 선을 적절히 사용한 비율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단단한 남성적인 실루엣의 수트가 완성되었습니다.  

 

FOX BROTHERS & CO

-  worsted checks

- 210gms

-  super 120's wool 100%

 

브라운 체크 자켓

 

 한겨울부터 봄을 기다리며 옷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덕에 더 이상 오더 할 수 없는 원단은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브라운 체크 자켓은 폭스 브라더스사의 우스티드 체크 컬렉션의 춘추용 자켓 원단입니다. 

소개해 드리면서 아쉬움도 있는 완성복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분을 이어 설명을 도와드리면, 위 자켓의 원단은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으며, 극소량 남아 있는 원단 재고를 파악하고, 마지막으로 제작을 하게 된 원단입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하나의 자켓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얻게 된 자켓이 된 셈이기도 합니다.  

또한 더 의미가 있는 이유는 위 자켓을 맞추신 고객님의 스토리가 한몫 더 한 것 같습니다. 처음 비스포크 수트에 입문할 때,  타테일러샵에서 맞춤으로 하신 원단이 위 자켓의 원단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체형 및 취향이 변하면서 자켓을 안 입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은 원단으로 저희에게 의뢰를 해주셨고, 마지막 원단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자켓이기에, 누구보다 그 고객님에게는 의미가 있는 옷이 아닌가 싶습니다.

 

 


ARISTON NAPOLI

- blazers & jackets

- 320gms

-  wool 29% cotton 38% linen 33%

 

아이보리 체크 자켓

 

나폴리의 전형을 상징하는 원단사인 아리스톤 나폴리사의 S/S 시즌 자켓팅 원단으로 만들어진 자켓입니다. 옷에서도 느껴지듯, 봄이 왔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톤 나폴리는 선명한 색채와 독보적인 패턴의 원단을 직조해 내며, 다양한 소재를 브렌딩 하면서 독특한 원단의 질감을 만들어내고 있는 원단사입니다.  

위 재킷은 울 / 코튼 / 리넨을 블렌딩하면서 독보적인 질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체크 패턴에서도 대비되는 색감을 주어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리넨 셔츠 혹은 썸머 니트웨어와 같은 이너와 데님, 리넨 팬츠로 시원한 캐주얼한 룩을 연출한다면 완성도 있는 스타일링이 될 것입니다.

 


BRISBANE MOSS

- tennyson & bronte

- 255gms

- cotton 97% elastane 3%

 

크림 면 수트

 

 테일러샵에는 수많은 책자(원단 번치 북)들이 있습니다. 그 수많은 원단 번치북들을 각기 다양한 내용들 담고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원료를 가지고 어떻게 가공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맛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튼수트는 색다른 맛이 느껴지는 원단으로 만들어진 수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면(코튼)에서 느껴지는 촉감은 바스락거린다. 빳빳하다.라는 느낌이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한 브리즈베인 모스사의 면 수트 같은 경우 촉감 자체가 부드럽게 되어있으면서도 힘이 느껴집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몰스킨 (Moleskin)에서 느껴지는 촉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촉감 덕분인지 포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주는 면 원단입니다.  크림 색상의 면수트는 상,하의 각기 따로 단품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입니다. 

이번 s/s 시즌에 면수트로 다양한 위드롭을 구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H.LESSER & SONS

- LIGHTWEIGHT FINE WORSTED SUITINGS 11/12oz

- 350gms

- wool 100%

 

다크네이비 수트 & 차콜그레이 수트

 

2월 초에 시작했던 에이치 래써사의 프로모션 원단의 완성복들이 제작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오더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결과물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준비했습니다. 

현재 프로모션 중인 색상은 다크네이비와 차콜그레이 두 가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턱시도 형태의 예복 스타일링보단, 화이트톤 혹은 아이보리톤의 실크 타이를 하여 단백하게 스타일링을 하고 있습니다.  

래써 원단이 풍기는 색감과 질감에서도 턱시도 스타일링보다는 위 사진으로 나와있는 스타일링이 더욱 조화롭게 어울릴 것입니다.  

이번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첫 완성복이 나오자마자 촬영을 진행하였습니다. 

완성복을 보고 느껴지는 부분에 대하여 피드백을 드린다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는 색감입니다. 일단 래써 다크네이비는 타사 브랜드에 비해 약간은 밝은 톤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색감의 깊이감이 더욱 있기에 오히려 밝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말은 즉, 빛을 반사하는 정도의 유무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원단들은 빛을 반사하면서 생기는 광택감 덕에 번치북에서 보는 색감보다는 한 톤 더 밝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에이치 래써 원단은 빛을 반사하기보단 머금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번치북에서 보는 원단보다 더 어둡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차콜그레이는 타사 브랜드의 원단들보다는 한 톤은 더 어둡게 표현되어 있기에, 블랙에 가까운 차콜그레이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재료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중량감과 질감입니다.  

350gms라는 스펙을 지닌 원단으로 춘추용 수트원단으론 고중량대에 속하는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모의 성질 혹은 직조 방식이 덕분인지, 보다 유연하고 부드러우며 유려한 실루엣 형성하는 원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태리 원단의 특유의 흐르는 듯한 성질과는 결이 다른 질감과 양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래써 원단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매력이 있기에 많은 분들이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DUGDALE BROS & CO

- invincible

-  500gms

-  wool 100%

 

옐로우쉬 브라운 발마칸 코트

 

나의 외형적인 모습에 어울리는 색상을 객관적인 지표로 정의해 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요?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옷을 입을 때나, 원단을 고를 때나.. 좀 더 수월하게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선택을 할 때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너무 진부한 선택을 할 수밖엔 없을 것 같습니다. 

옷을 입는 행위는 객관적인 지표로 정의하기보다는 개인의 주관에 의해서 행해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확실한 주관적인 옷일 수 록 나다움이 풍겨지는 것 같습니다.

 

위 발마칸 코트는 굉장히 주관적인 틀에 맞춰진 완성복입니다.  덕데일 사의 인빈시블 컬렉션의 원단으로 만들어졌으며, 최근 유행하는 발마칸 코트의 실루엣과는 다른 결을 지닌 형태입니다.

 전반적인 핏 감에서는 오버 사이징 된 실루엣이 아닌, 적당한 핏 감을 지녔으며, 전체적인 기장감에서도 롱 코트 형태가 아닌 무릎 선의 경계의 위치한 기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로브 형태와 등판의 요크는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에서 기반된 디테일입니다.  과감해 보이는 컬러이지만, 전혀 어색해 보지 않습니다. 아마도 확신이 가득한 고객님의 태도에서 비롯되지 않은가 싶습니다. 

 

by e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