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空間 삼청각

산과 물이 맑았고,

인심이 좋았던,

삼청각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도심 속 한복판에 자연의 경관을 몸소 느껴볼 수 있었던 공간이었던 삼청각을 다녀왔습니다. 

삼청각은 북악산에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며, 5개의 한옥과 2개의 정자, 3개의 큰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삼청각은 여러 역사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는 공간이지만, 2022년 6월 27일 기준으로 전통문화예술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5개의 한옥에서는 각기 테마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화당은 전통혼례를 비롯하여, 결혼식 및 연례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청천당 또한 각종 연회 및 결혼식이 진행되는 곳입니다. 

천추당은 보다 작은 공간으로 소규모 모임에 적합한 공간이었으며, 취한당은 한옥 갤러리로 예술작품의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백헌은 전통찻집으로 전통 다과와 함께 차를 즐겨 마실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었습니다. 

다양한 한옥의 외관과 우거진 숲과 아름다운 조경들을 눈에 담으며,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적합한 공간이었습니다. 저희의 첫 발걸음 동백헌으로 행하였습니다.

 


5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한 해를 열두 달로 나누고, 열두 달 중 유독 5월만 '가정의 달'이라 명칭이 정해져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 또는 공동체의 행복과 건강을 기념하는 날이 많은 만큼 특별한 달이기도 합니다. 이번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반니 비스포크의 아버지이자 스승님이신 두 분의 대표님을 모시고, 삼청각을 행하였습니다. 

두 대표님과 함께 출사를 나가는 일이 처음인지라 낯설기는 하였지만, 단순히 출사라는 행위보다는 여러 담소를 나눠보며, 두 분의 생각과 철학을 배워볼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백헌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 주문한 흰민들레차와 각종 다과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차에 대하여 무지한 필자에게는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평소에도 차를 즐겨 드시는 두 분이기에, 단번에 '좋은 차'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동백헌은 전통차만 취급하는 곳이 아니며, 차를 제외한 다양한 음료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기호에 맞는 음료를 즐겨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수십 년 동안 매년, 매일 쉴 틈이 없이 일을 하셨던 두 분이기에, 평일 오후 시간에 외부에 나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어색하게만 느껴지시는 것 같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편안해져 보이는 두 분의 표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에 김창수 대표님께서 입고 간 네이비 수트는 스미스울론(Smith Woollens)사의 보타니(BOTANY) 컬렉션입니다. 

보타니 컬렉션의 원단에 대한 평가는 대중적으론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론 훌륭한 원단으로 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니 직원들 또한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있는 원단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90gms의 고중량을 지니고 있는 원단으로 많은 원사들이 밀도가 있게 압축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착용을 하였을 때, 다소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필자 또한 경험해 본 바가 있으며, 평소에 가장 많이 착용하였던 수트의 원단이었습니다. 그만큼 내구성 면에서는 어떠한 원단들 보다 탁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석호 대표님께서 입고 간 차콜그레이 수트는 스카발 (Scabla)의 새빌로우 (SAVILE ROW) 컬렉션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했던 프로모션인 새빌로우는 현재 1,2차 물량은 소진되었으며, 3차 물량이 곧 입고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며, 스카발이라는 브랜드의 명성과 50주년 기념적으로 출시된 컬렉션인 만큼 원단의 퀄리티는 단연 최고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10 gms의 적당한 중량감과 우아하게 느껴지는 윤택감, 2합사로 짜인 원단으로 강하면서도 유연한 원단의 질감은 좋은 원단의 기준점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필자는 각각 다른 시기에 두 분의 대표님의 밑에서 일을 배웠던 사람으로서, 두 분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 얼마나 다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하나의 브랜드를 성향이 다른 두 대표님이 이끌어가는 것에 대하여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두 분의 닮은 점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가 두 분이 긴 세월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쉬는 날 없이, 혹은 쉬는 날에도 매번 출근하여 일하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보고는 '성실함'과 '꾸준함'에 대하여 보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단순한 '성실함', '꾸준함'이 아닌, '옷 대한 집념'에서 비롯된 '성실함'과 '꾸준함'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옷에 대한 연구와 집념이 있으시고, 열정이 있었기에, 성향이 달랐어도 '옷에 대한 집념'이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해왔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을 몸소 보여주시니, 직원들 또한 보고 배우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랫동안 두 대표님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수트를 입는 것이 지겨운 일이 아닌,

수트를 입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에 대하여,

공간과 함께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