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작성한 글입니다.
정신없이 흘러갔던 나날을 보내다 보면, 월 말이 되어 월간 作을 포스팅할 시기가 됩니다.
9월은 특히나 빠르게 지나왔던 것 같습니다. 빈티지 원단 프로모션 준비와 직원들의 샘플 완성복 촬영과 포스팅,
또한 추석 연휴로 인해 잠깐의 휴식은 달콤했지만,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 해야 될 업무들의 연속으로 인하여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냈 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지나다 보면 금세 연말이 다가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편으론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하소연(?)은 그만하고 이번 9월의 완성복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SOLBIATI
TIME OFF
250gms
Linen 50% Wool 37% Silk 8%
리넨 숄 칼라 블랙 수트
비스포크 수트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Bespoke(비스포크)라는 단어를 직역하자면, 사전적으로 '(개인의 주문에 따라) 맞춘'?이라고 해석이 됩니다.
말 그대로 '나의 주문에 따라 맞춰진 수트'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테일러샵에 옷을 의뢰했을 때,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 형태, 원하는 디테일을 요구하여 제작을 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클래식 복식이라는 장르 안에서는 어떠한 복식의 룰의 잡혀있기에 그 규제안에 옷을 제작 의뢰하는 것이 어느 정도 맞으며,
그 규제안에서 여러 변화를 주는 것이, 보다 맞는 방향성일 것입니다.
이번에 제작한 숄 칼라 형태의 블랙 리넨 수트는 오랫동안 함께 합을 맞춰온 고객님의 완성복입니다.
여러 형태의 옷을 제작해 봤기에, 다른 느낌의 옷을 제작을 의뢰하셨고, 포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숄 칼라 디자인을 보다 캐주얼하게 입기 위해, 소재에서 변화를 주었습니다.
(고객님이 생각한 이미지는 숄 칼라 니트 카디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고객님의 완강(?) 했던 의사로 제작을 하였는데, 결과물로는 만족스럽게 표현이 되었습니다.
클래식 복식이라는 규제안에서는 조금 벗어난 형태의 옷이지만, 고객님의 의뢰했던 느낌을 잘 반영하여 제작을 했기에, 서로가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완강한 의사 표현(?)과 그의 기반이 되는 설득력 있다면, 그 규제를 벗어난 옷도 제작을 의뢰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샵의 고집을 설득시키긴 쉽지 않으실 겁니다.
V.B.C
RENENGE
280gms
Wool 100%
라이트 그레이 샥스킨 수트
요 몇 년 사이 소비되는 원단의 트렌드가 변화한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이탈리아 원단들의 특유의 발색, 광택감, 유연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원단의 수요가 많았다면,
근래 들어서는 고중량대에 탄탄하고 매트한 질감을 지닌 원단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근본적인 이유들은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이탈리아 원단의 특유의 맛은 여전하기에 그것을 완성복으로 많이 찾아볼 수 없다는 것에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완성복은 V.B.C사의 리벤지 컬렉션이며, 나폴리컷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50s의 세번수의 원단으로 가는 원사에서 주는 실키한 터치감과 밀도감은 나폴리컷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단의 스펙을 지녔습니다.
이런 원단의 장점은 에이징이 되는 과정에서 극대화가 됩니다. 입으면 입을수록 내 몸을 감싸면서 흐르는듯한 착용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HARDY MINNIS
FRESCO 2py
280gms
wool 100%
차콜그레이 스트라이프 수트
수트라는 복식은 어떠한 복식보다 남성미를 극대화한 의복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런 특징들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하는 수트가 본능적으로 잘 만들어진 옷이라고 느끼게됩니다.
이런 남성미를 표현하기 위해선 수트에서는 중요한 부분들은 슬리브 헤드, 가슴, 라펠의 볼륨감이 잘 구현이 되어야 합니다.
풍성하면서도 탄탄해 보이는 세지점들은 충분히 살아있어야지 남성미를 발현할 수 있는 수트, 즉 잘 만들어진 수트의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충분한 볼륨감은 자켓의 중심선 위쪽으로 극대화 시키며, 중심선 아래쪽으로 인체에 충분히 밀착되게 하여, 역삼각형태의 비율을 맞추는 형태의 구조로 제작을 합니다.
단순히 치수에 맞춰서 옷을 제작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이상적인 비율과 입체감을 구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유심히 지켜보세요.
BRESCHI
Cachemire Collezione
550gms
PURE CASHMREE 100%
캐시미어 다크 네이비 싱글 코트
올해 초 2월쯤 중년 남성분께서 매장으로 오셔서 코트 제작을 의뢰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9월입니다.
하지만, 상담 때부터 이야기를 나눈 내용은 이후에 올겨울에 착용하기 위해 의뢰를 하셨기에, 시기에 맞춰서 천천히 진행하기로 결정을 짓고, 곧 다가올 겨울 시즌을 위해서 이번에 완성복을 제작하였습니다.
이번 캐시미어 코트는 breschi (브래스키)사의 캐시미어 컬럭션의 다크 네이비 색상을 만들어졌습니다.
breschi사는 1951년도부터 시작된 이태리 직물회사이며, 캐시미어를 중점을 두고 직접 생산을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특징적으론 타 브랜들의 캐시미어 원단들 보다 지블링 돋보이고 있습니다. 지블링은 보통 캐시미어 소재에서 보이는 가공법으로,
모직의 표면을 물결 문양의 요철감이 생기게끔 가공한 것입니다. 이러한 가공법으로 캐시미어 특유의 고급스러운 소재감을 더 잘 표현했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 기다리셨을 고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FOX BROTHERS
OVERRCOATING
720gms
LAMBSWOOL 100%
차콜그레이 발마칸 코트
무엇보다 '편안함' 코트를 찾는다면, 단연코 발마칸 코트가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 될 것입니다.
추운 겨울철에 해비울 원단으로 만들어진 발마칸코트는 오버한 사이즈감으로 보온성과 실용성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코트 안에 여러 이너를 껴입어도 어깨의 가동성이 크게 무너지지 않은 래글런 슬리브의 형태는 많은 분들에게 편안한 착용을 줄 수가 있습니다.
근래 들어 간소하면서도 편안하게 입는 남성 복식 문화에서, 발마칸 코트는 가볍게 툭 걸칠 수 있기에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 시즌마다 기성 브랜드에서도 다른 형태의 코트 디자인보다는 발마칸 코트를 중점으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트렌드만 보더라도 한결 간결해진 남성복이 꽤나 오랫동안 이어 갈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작한 발마칸 코트는 폭스브라더스사의 오버코팅 컬렉션의 있는 720gms의 고중량의 헤비울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특별한 별식 없이 가장 기본이 되는 발마칸 코트의 원형의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가장 기본이 되는 디자인은 가장 탁월한 선택일 것입니다. 수년이 지나도 기본은 언제나 기본일 것이니까요.
FOX BROTHERS
FOX TWEED 1
480gms
WOOL 100%
글렌체크 컨트리코트 (Country coat)?
이번에 소개해 드릴 코트는 이전에 작업했던 디자인들과는 많이 다른 형태의 코트입니다.
헌팅자켓 혹은 사파리 자켓 그 중간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왁스자켓의 대명사인 babour사의 뷰포트 모델의 디자인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이번 Country coat는 고객님께서 자료조사를 직접 하여, 의뢰하였으며, 폭스 브라더스사의 트위드1 켈렉션 원단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은은하게 브라운과 그레이톤이 섞인 원단의 색감은 Country coat라는 명칭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Country coat의 소매는 래글런 슬리브 형태로 제작되어 자연스럽게 떨어진 소매선을 지니고 있으며, 세 개의 큰 패치 포켓으로 수납공간이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끔 제작되었습니다.
카라에는 깃을 세웠을 때 트위드의 거친 질감이 피부에 직접적을 닿지 않기 위하여 스웨이드를 덧대 작업하였으며
또한 겨울철 찬바람에 보온력을 높이기 위해 목 덮개 (throat latch)를 탈부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론 허리라인을 조절할 수 있도록 내부에 스트링을 부착하여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인 핏감은 겨울철 많은 이너를 껴입을 수 있게 한 치수 크게 오버사이징된 코트 형태입니다.
우연치 않게 고객님의 의뢰로 제작한 새로운 코트의 형태의 디자인이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나와,
다른 고객님들에게 소개시켜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MAGEE
- BLUESTACK COLLECTION
- 530gms
- WOOL 100%
래글런 슬리브 오버코트
잘 만들어진 코트의 값어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입니다.
본인의 다음 후대에게도 물려줄 수 있게끔 만들어진 코트는 드물기는 하지만, 이번에 작업한 코트는 그러한 코트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번 코트는 영화 팬텀스레드 (Phantom Thread)의 레이놀즈 우트콕역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입은 오버코트의 디자인이 연상됩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팬텀스레드에서 입은 코트를 비롯한 수트 등 7가지의 착장을 영국 새빌로우에 있는 Anderson & Sheppard에서 제작한 의상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래글런 슬리브 형태의 오버코트 경우에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버지가 착용한 코트의 사진 직접 찾아와, 참고하여 제작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걸 캐치를한 안목 있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본인들의 스타일이 아닌 코트의 디자인을 제작하는 것을 수용한 앤더슨&쉐퍼드의 넓은 아량을 높이삽니다.
위 코트의 전반적인 실루엣은 오버사이징된 코트의 핏감으로 캐주얼하게 착용하기 적합할 수 있으나,
포멀한 수트와도 꽤나 어울리기 조화롭게 입을 수도 있습니다.
라펠의 디자인은 테일러드 카라의 디자인과 래글런 슬리브는 안에 있는 자켓의 어깨선이 무너지지 않고,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방면의 실용성이 있는 코트가 될 것입니다.
잘 만들어진 코트는 우리 후대에게도 물려줄 수 있으며, 선대에게도 물려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님의 후대가 물려받길 기원하며..
by e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