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作 2월

2023년 2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옷을 입는 것이 단순히 어떠한 수단을 위해 입는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추위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더위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한 공간에서의 예절을 지키기 위함을 넘어 개인의 개성을 발현하기 위함 혹은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되기도합니다.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나다움을 표현하는 행위가 옷을 입는 것입니다.  나다움이 묻어나는 이월의 월간作을 소개해 드립니다. 

 

FOX BROTHERS & CO

 SPORTS JACKETING

 430gms

 Lambs wool 100%

 

베이지 브라운 블루 체크 자켓

 

인상적인 색의 조합과 패턴을 지니고 있는 폭스브라스사의 스포츠자켓팅 컬렉션으로 만들어진 자켓입니다. 

대비되는 색채를 띠고 있지만 동일한 채도와 명도의 결로 배합되었기에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 형태의 선으로 표현된 패턴은 다양한 체크의 모양으로 공간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옷으로 만들어지니 패턴 또한 휠씬 더 입체적으로 표현된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맞추신 고객님께서 착용하신 데님 셔츠와 브라운 타이, 크림색의 팬츠의 조합은 자켓과 이상적인 스타일링이 됩니다. 

여러 컬러를 비슷한 결로 맞춘 스타일링인 톤인톤 (Tone in tone )을 가장 잘 표현한 스타일링인 아닌가 싶습니다. 

 

 

DUGDALE BROS & CO

 INVINCIBLE

 600gms

 wool 100%

 

네이비 더블 수트

 

클래식 웨어에서 교과서적인 말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중 가장 표본이 되는 것은 '네이비 블레이저'일 것입니다. 

거기에 beson & cleqq 금장 단추와 더블 브레스티드는 말할 필요도 없는 가장 근본이 되는 조합입니다. 

시대가 변했지만 아직도 옷장에 갖추어야 할 1순위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 네이비 블레이저는 스포츠 웨어, 밀리터리 웨어의 기반을 두고 있는 informal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서 informal 한 아이템들이 formal한 아이템으로 변해왔고, 네이비 블레이저는 informal 과 formal의 그중간 사이에 걸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위치에서 다양한 경계를 오고 갈 수 있는 아이템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레이 울 팬츠와는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 되며, 데님 팬츠 혹은 면바지 심지어 스웨트 팬츠에도 스타일링을 하여 룩북을 선보이는 브랜드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하의들과 이너들을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이 높은 아이템입니다. 

다방면에 활용도가 있는 아이템이기에, 계절별 다양한 원단들과 디테일로 조금씩 다른 네이비 블레이저를 갖추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홉색, 플란넬, 캐시미어, 소모사 울 등 소재별이 될 수 있고, 혹은 싱글, 더블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금장 단추 또는 소뿔 단추 같은 디테일에 따라달라질 수 있으며, 더 짙은 네이비일지 약간 밝은 네이비일지.. 색감의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봄을 위해 네이비 블레이저 자켓 하나쯤은 준비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FOX BROTHERS & CO

 SOMERSET JACKETING

 370gms

 Fine merino 100%

 

카멜 사파리 자켓

 

굳이 맞출 필요가 있을까요? 네. 그 '굳이'를 위해서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기성복에서 없는 디자인을 위해서 맞출 수도 있으며, 원하는 소재를 위해서, 혹은 체형을 보정을 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단추에 밸런스, 주머니의 위치, 라펠을 벌어짐 같은 나만 아는 미세한 디테일을 위해서라도 굳이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위한다면 맞춤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위 사파리자켓은 고객님의 '굳이'를 충분히 해소한 옷입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사파리자켓의 소재는 리넨 혹은 면으로 되어있습니다. 

흔히 봄, 여름, 가을에 주로 입는 캐주얼웨이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을, 겨울에 입을수 있는 소재로 제작하였습니다.  

폭스브라더스사의 서머셋 자켓팅 원단으로, 사진으로 보여지듯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지닌 울소재입니다. 

디테일 또한 요청하신 부분에 따라 라펠의 모양 벌어지는 모양, 포켓의 입체적인 모양, 커프스의 디자인 등을 세세하게 구현했습니다. 

마무리는 핸드 스티치 작업으로 손맛(?)이 물씬 풍기는 사파리자켓이 완성됐습니다. 

 

 

DORMEUIL

 WOODLAND

 380gms

 wool 100%

 

베이지 체크 사파리 자켓

 

앞서 설명드린 사파리 자켓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는 사파리자켓입니다. 

전자의 사파리 자켓 경우는 셔츠 패턴을 기반으로 하여 제작되었으면, 부자재 또한 최소화하여, 부드럽고 가벼운 실루엣의 느낌으로 구현하였습니다. 

이와 상반되게 후자는 자켓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단단하면서도 견고한 실루엣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선의 표현은 전자는 부드러운 선으로 표현하였고, 후자는 직선적인 선을 사용하였기에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동일한 아이템을 어떻게 입을지. 어떤 식으로 맞출지. 어떠한 디자인을 가미할지에 따라 전혀 다른 옷이 제작됩니다. 

취향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제작된 결과물을 보니,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W.bill

- CLASSIC COATING COLLECTION

- 600gms

- wool 100%

 

브라운 헤링본 발마칸 코트

 

요즘 유행처럼 음식뿐만 아니라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거나, 시야가 잘 트여져 뷰가 잘 보이는 공간 등 다양한 것에  'XX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붙혀지곤합니다. 

저희도 어느새 발마칸 코트 맛집이 된 거 같습니다. 최근 맞추신 손님들의 완성복을 보게 되면,  제법 걸맞은 코트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작은 manoc (마노크) 싱글 레그런 트렌치코트를 제작하면서부터 인 것 같습니다. 

기성복에서 해결할 수 없는 래글런 소매의 전견처리 방식을 해결하고자 하는 집착에서부터 시작하였고, 다양한 보정처리 방식을 연구한 끝에 해결점을 찾아내었습니다.

그것을 맞춤에서도 적용시키면서 우아한 래글런 소매라인을 구현시켰습니다.

 

 발마칸 코트는 다른 코트들과 다르게 어깨선이 몸판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따라 내려오니 전견처리하는 방식이 까다롭습니다. 

기성복들을 유심히 보게 되면 소매 앞쪽이 무너지는 현상들을 보셨을 겁니다. 뒤쪽으로 젖혀진 형태로 제작되었으니 앞쪽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지에서 보이듯 소매가 떨어지는 부분의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소매만 앞쪽으로 넘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결코 그렇게 단순한 방법은 아닙니다. 

소매가 앞쪽으로 넘어올 수 있도록 몸판 또한 그렇게 앞쪽으로 넘어와야 합니다.

 

 

근 몇 년간 발마칸코트를 맞추는 손님들을 지켜보면서, 꽤나 안정감 있는 옷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옷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발전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발마칸코트에만 적용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옷들을 제작할 때 이러한 시선으로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차이를 유심히 관찰해 보시기랍니다.